[사실관계]

원고들은 세 명으로, 원고 1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신랑, 원고 2는 원고 1의 누나, 원고 3은 원고 1의 모친입니다. 피고는 평소 원고들과 집안일이나 사업 문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의 친분이 있던 사이였습니다.

피고는 원고 1의 결혼식을 며칠 앞둔 시점에 예비신부의 부친에게 익명(성명불상자 명의)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에는 원고 1의 직업, 채무 관계, 인격 등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예비신부측은 이 편지를 받은 직후 원고 1에게 사실 여부를 추궁하면서 파혼동의서 서명을 요구하였고, 이후 혼인 당사자 사이의 연락을 거쳐 결국 결혼식 직전에 파혼이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파혼 원인 제공에 의한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원고 1에게 약 4억 원(재산상 손해 약 1억 원 + 위자료 3억 원), 원고 2에게 5,000만 원, 원고 3에게 2억 원 등 합계 6억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습니다.

원고들이 주장한 재산상 손해는 신혼집 임대차와 관련한 위약금·월세·관리비·중개수수료, 예식장 예약 위약금, 예복 구입비, 결혼·청혼 반지 구입비, 예단 비용 등이었고, 정신적 손해로는 원고들 모두가 적응장애·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

하였습니다.

[법무법인 정앤김의 조력]

법무법인 정앤김의 정성엽, 김정현, 이재영 변호사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 1이 파혼에 이르게 된 책임 자체는 진솔하게 인정하되, 원고들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 과다하게 산정되었다는 점에 변론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불법행위의 성립과 손해배상의 범위는 별개의 쟁점이며, 손해의 발생·금액·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는 원칙을 변론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첫째, 손해 발생의 직접적 이해관계인인 신부측의 진술을 객관적 자료로 확보함으로써 원고들 주장의 허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위 자료를 통해 ① 원고가 재산상 손해라고 주장한 금액 중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신부측이 부담한 비용이라는 점,

② 문제된 편지가 원고 1 외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된 사실이 없다는 점,

③ 신부측이 편지를 받기 전부터 혼인에 관하여 나름의 의문과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는 재산상 손해액, 명예훼손의 전파성, 파혼의 인과관계라는 세 쟁점을 동시에 다투는 결정적 자료가 되었습니다.

둘째,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항목별로 입증의 부족과 중복 계상을 지적하였습니다.

신부측이 직접 지급한 금액은 원고의 손해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점,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지급하였다면서 동시에 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한 월세까지 손해로 청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고 그 지출 내역에 대한 입증도 부족하다는 점,

결혼반지는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의 정산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들어 손해액 중 과다한 부분을 다투었습니다.

셋째, 위자료에 대해서는 관련 법리와 판례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며 감액을 주장하였습니다.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재량으로 정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7다51603 판결)를 근거로, 명예훼손 위자료 산정에서 법원이 통상 고려하는 ① 행위의 경위와 적시된 사실의 내용, ② 전파의 용이성, ③ 사실이 적시된 기간 등의 기준에 비추어 사안을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의 행위가 단 1회에 그쳤고 전파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부각하였습니다.

아울러 원고들이 제출한 진단서가 확정 진단이 아니라 임상적 추정에 불과하고,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도 실제 내원 횟수가 각 1회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여, 정신적 손해의 정도가 청구액에 크게 미치지 못함을 입증하였습니다.

넷째, 과실상계를 주장하였습니다. 파혼이 오로지 피고의 편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신부측이 독자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혼인 당사자들이 직접 협의한 끝에 결정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손해의 발생과 확대에 원고측의 사정도 기여하였으므로 배상액 산정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러한 변론의 결과,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분쟁을 종결하였습니다.

특히 법원은 결정 이유에서 신혼집 임대차와 관련하여 임대인에게 지급된 위약금 등이 정작 파혼 당사자인 원고 1이 아닌 다른 원고 명의의 계좌에서 출금된 점 등을 명시적으로 참작하였는데,

이는 "실제로 누가 손해를 입었는가"라는 정앤김의 문제 제기가 결정에 직접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위 화해권고결정은 양 당사자가 이의신청 없이 확정되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6억 5,000만 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합계 5,000만 원만 인정되어 종결된 사례입니다.

청구금액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피고의 책임 범위가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의뢰인에게 매우 유리한 결과였습니다.

법무법인 정앤김은 책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사안에서도 손해배상의 범위를 둘러싼 정밀한 변론을 통해 의뢰인의 실질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