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에서 "유예"라는 말을 들으면 처벌을 피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이름만 비슷할 뿐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집행유예는 유죄 판결과 함께 형이 선고된 것이고,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뤄 둔 것입니다. 이 차이가 이른바 '빨간줄'과 직장·자격에 미치는 영향을 가릅니다.


1. 한눈에 보는 차이

구분

선고유예

집행유예

의미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룸

형을 선고하되 집행을 미룸

대상

1년 이하의 징역·금고, 자격정지, 벌금

3년 이하의 징역·금고, 500만 원 이하의 벌금

유예기간

2년

1년 이상 5년 이하

기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봄 (형법 제60조)

형 선고의 효력을 잃음 (형법 제65조)

형 선고 여부

형이 선고되지 않음

형이 선고됨

2. 선고유예란?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입니다(형법 제59조). 다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으면 선고유예를 받을 수 없습니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재판 자체가 없었던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반대로 유예기간 중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전과가 뒤늦게 발견되면 미뤄 두었던 형이 선고됩니다(형법 제61조).

선고유예는 법원이 가장 가볍게 사건을 마무리하는 방법이라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보통 초범이고, 사건이 가볍고, 피해가 회복되었으며, 유죄 판결로 생길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경우에 검토됩니다.


3. 집행유예란?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면서, 정상을 참작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미루는 제도입니다(형법 제62조).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명령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뒤 그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기간에 저지른 범죄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고의로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가 효력을 잃습니다(형법 제63조). 이 경우 미뤄 두었던 형과 새로 선고된 형을 모두 살아야 합니다.

유예기간을 무사히 마치면 형 선고의 효력을 잃습니다. 하지만 이는 형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뜻일 뿐, 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4. '빨간줄'은 어떻게 남나요?

'빨간줄'은 법률 용어가 아니라, 보통 수사기관이 관리하는 범죄경력자료, 즉 전과 기록을 말합니다.

  • 집행유예: 형이 선고된 것이므로 전과로 남습니다. 유예기간이 지나도 형을 선고받았다는 기록은 남습니다.

  • 선고유예: 형이 선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형을 선고받은 사람으로서 수형인명부에 오르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의 범죄경력자료에는 기록되지만,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집행유예로 끝나는지, 선고유예로 끝나는지에 따라 이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5. 공무원·자격에 미치는 영향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다음 사람을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

재직 중인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으면 당연퇴직 사유가 됩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뇌물, 직무와 관련된 횡령·배임, 성범죄 등 일부 범죄를 제외하면 당연퇴직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교원처럼 신분상 불이익이 큰 직업이라면 선고유예를 목표로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변호사, 의사, 공인중개사 같은 전문 자격도 각 법률에 결격 사유가 따로 있으므로, 직업별로 꼭 확인해야 합니다.


6.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선고유예는 법원이 "형을 선고할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해야 나옵니다. 다음 사정을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과가 없거나 오래된 가벼운 전과뿐이라는 점

  •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피해를 회복했다는 점

  • 진지하게 반성하고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

  •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직업이나 자격을 잃는 등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


7. 자주 묻는 질문

Q1. 선고유예도 전과인가요?

선고유예는 형이 선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형을 선고받은 전과와는 다릅니다. 수사기관의 범죄경력자료에는 기록되지만,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Q2.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 전과가 없어지나요?

형 선고의 효력은 잃지만, 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집행유예도 전과로 봅니다.

Q3.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되나요?

고의로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가 효력을 잃고, 앞서 미뤄 둔 형과 새 형을 모두 살아야 합니다.

Q4. 벌금형과 선고유예 중 무엇이 유리한가요?

벌금형은 형이 선고된 것이라 전과로 남지만, 선고유예는 형이 선고되지 않고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보므로 일반적으로 선고유예가 유리합니다.

Q5. 기소유예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재판을 거친 뒤 법원이 내리는 판결이고, 기소유예는 재판에 넘기기 전 검사가 내리는 처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