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하고 난 어느 날, 갑자기 법원으로부터 이혼소송 소장을 받으셨나요?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배우자가 먼저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소장을 받았다고 해서 이혼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혼 여부는 법원이 재판상 이혼사유의 존재와 혼인관계의 파탄 여부, 책임 소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장의 내용과 기한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소장 부본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이 기한을 놓치면 불리한 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소장을 받은 즉시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소장에서 먼저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번호와 담당 법원
상대방이 주장하는 이혼사유
이혼 외에 위자료·재산분할·친권·양육비 등을 함께 청구했는지
변론기일 또는 조정기일이 지정되어 있는지
답변서에는 이혼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취지, 상대방의 주장별 인정 또는 부인 여부, 본인의 혼인계속의사와 그 근거, 상대방의 유책행위 사실, 증거 목록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민사소송규칙 제65조). "이혼하기 싫다"는 결론만 반복하기보다는 사실과 증거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이 중점적으로 보는 쟁점은 무엇일까
1) 민법 제840조상 이혼사유가 존재하는가
상대방은 법률이 정한 이혼사유를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원인으로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 직계존속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 3년 이상의 생사불명,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6호)를 규정합니다.
상대방이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단순한 불화나 일시적 별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혼인기간, 파탄의 경위와 지속기간, 파탄 극복을 위한 노력, 혼인을 계속할 의사와 자세, 자녀·연령·이혼 후 생활보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므10932).
2) 상대방이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자인가
상대방이 외도, 폭력, 반복적인 음주, 경제적 방임, 일방적 가출 등으로 혼인관계를 악화시켰다면, 상대방이 유책배우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혼인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므500). 따라서 상대방의 유책행위를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를 갖추어 주장하는 것이 핵심 방어 전략이 됩니다.
다만 장기간 별거, 본인과 자녀에 대한 충분한 보호·배려, 유책성의 약화 등 예외적 사정이 인정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습니다(대법원 2013므568). 유책배우자 항변만 믿고 대응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3) 본인의 혼인계속의사가 진실한 것으로 인정되는가
법원은 "이혼하기 싫다"는 말 자체가 아니라, 혼인생활 전체와 소송 중의 언행, 관계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종합하여 혼인계속의사를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혼인계속의사를 표명하더라도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의사의 진정성을 신중하게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므14477).
혼인계속의사를 인정받기 위해 도움이 되는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방과의 대화나 상담에 합리적인 범위에서 참여하기
본인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개선 노력하기
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이나 가사조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지 않기
자녀를 부부 갈등에 끌어들이지 않기
상대방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본인이 이혼을 원하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으면 상대방의 청구가 인용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 별거가 계속되고 실질적인 부부공동생활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본인의 혼인계속의사가 실질적으로 경제적 보상이나 감정적 대응에 가까운 경우
양쪽 모두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
상대방이 본인과 자녀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보호를 충분히 제공한 경우
혼인관계 유지가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오히려 부정적인 경우
반대로, 상대방의 외도·폭력·상습적 음주 등으로 본인과 자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상대방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사정이 상대방의 유책성을 인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대법원 2022므10932).
준비해야 할 증거
다음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의 외도 관련 문자·사진·카드 사용내역·여행자료
폭행·협박 관련 경찰 신고내역, 진단서, 형사판결문
반복적인 음주나 가정방임을 보여주는 자료
생활비·양육비 지급 및 미지급 내역
별거 시작일과 별거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
부부상담·대화 시도 관련 자료
자녀의 학교생활·양육 관련 자료
상대방과의 문자·메신저 대화
재산 형성 및 재산 은닉·처분 관련 자료
이혼 외 청구에도 별도로 대응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혼과 함께 위자료·재산분할·친권 및 양육자 지정을 청구했다면 각각 따로 대응해야 합니다.
위자료: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다툽니다.
재산분할: 부부 공동재산과 특유재산, 채무, 재산 형성 기여도를 정리합니다.
친권·양육자: 자녀의 현재 생활환경과 양육역량을 중심으로 대응합니다.
양육비: 자녀의 나이와 필요, 양측의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검토합니다.
이혼청구가 기각되면 이를 전제로 한 재산분할 청구도 함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하면서 그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20드합42951).
절차상 반드시 주의할 사항
1)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소송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혼이 막히지 않습니다. 가사소송에서는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조사를 할 수 있지만, 당사자가 주장과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2) 조정기일 출석이 이혼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조정 과정에서 작성하거나 서명하는 문서가 이혼·재산분할·양육에 관한 합의서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소송 중 상대방과의 직접 충돌은 피해야 합니다. 폭언, 협박, 자녀를 통한 압박 등은 별도의 형사·민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락은 문자나 변호사를 통하는 방식으로 제한하고, 안전 문제가 있다면 경찰이나 보호기관의 도움을 먼저 요청하십시오.
최종 정리
소장 부본 송달일을 확인하고 30일 이내 답변서 제출기한을 계산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상대방이 주장하는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이혼사유를 항목별로 검토합니다
상대방의 외도·폭력·유기·음주·경제적 방임 등 유책행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본인의 혼인계속의사를 뒷받침할 자료와 관계 회복 노력 근거를 모읍니다
이혼 외 청구(위자료·재산분할·친권)를 이혼청구와 별도로 정리합니다
소장과 관련 자료를 가지고 신속하게 가사·이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합니다
배우자 이혼소송, 변호사 상담이 필요한 경우
이혼 의사가 없는데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경우
상대방의 외도·폭력 등 유책행위를 항변으로 삼아야 하는 경우
답변서 제출기한이 임박한 경우
이혼소송과 함께 재산분할·친권·양육비 청구가 병합된 경우
장기간 별거 상황에서 상대방이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이혼소송에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 쪽은 처음부터 답변서와 증거를 통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소송 초기 단계의 대응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