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을 당한 피고 입장에서는 원고가 재판 기일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놓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상대방이 안 나왔으니 이제 끝났다”라고 곧바로 결론내릴 수 없습니다. 원고의 불출석은 끝이 아니라, 피고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갈리는 시점입니다. 피고가 출석해 변론을 이어 가면 판결로 갈 수 있고, 반대로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취하 간주 또는 항소취하 간주 구조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원고만 안 나왔을 때 법원은 어떻게 할까

원고만 불출석한 경우에는 우선 민사소송법 제148조를 보아야 합니다. 이 조항은 원고 또는 피고 한쪽만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지 않은 때에는, 그 당사자가 제출한 소장·답변서·준비서면 기재를 진술한 것으로 보고 출석한 상대방에게 변론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한쪽 당사자가 불출석한 경우, 법원이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면 불출석 당사자의 기존 서면은 반드시 진술간주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원고만 안 나왔다고 해서 사건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가 출석해 변론하면 어떻게 되나

피고가 원고의 불출석에도 불구하고 출석해 적극적으로 변론하면, 법원은 사건을 판결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계속 진행할지 여부 자체는 법원의 재량이지만, 속행을 택한 경우에는 제148조에 따라 원고가 그동안 제출한 서면이 진술된 것으로 보아 심리가 진행됩니다. 피고 입장에서는 이 선택이 단순 종결이 아니라 본안판결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피고가 출석하되 변론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실무상 더 중요한 포인트는 “출석 여부”보다 변론 여부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는 양쪽 당사자가 모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모두 변론하지 않는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피고가 법정에 나오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원고의 불출석과 맞물려 쌍방 무변론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첫 번째 쌍방 불출석·무변론 뒤 다시 기일이 잡히고, 같은 상황이 반복된 뒤 1개월 내 기일지정신청이 없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 기일지정신청 후 다시 같은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피고의 선택은 “나갈까 말까”만이 아니라, 나가더라도 변론할지 말지까지 포함합니다. 이 점 때문에 “피고가 쌍불취하를 받아들인다”는 표현보다는, 피고가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음으로써 제268조 구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쓰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1심 피고에게 중요한 것은 ‘빨리 끝나는 것’과 ‘확실히 끝나는 것’의 차이

1심에서 소취하 간주가 되면 현재 사건은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법 제267조에 따르면 취하된 부분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구조이므로, 본안판결이 내려져 기판력이 생긴 경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피고 입장에서는 당장 이번 사건이 끝난다는 장점은 있어도, 같은 분쟁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까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1심 피고가 판결을 받아 두고 싶어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계산법이 달라진다

항소심에서는 민사소송법 제268조 제4항이 중요합니다. 이 조항은 상소심에서도 같은 구조를 준용하되, 그 경우에는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항소심에서는 정확히 말해 소취하 간주가 아니라 항소취하 간주가 문제 됩니다. 그 결과 보통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확정되는 방향으로 이어지므로, 1심에서 이미 유리한 판결을 받은 피고라면 항소심에서는 쌍방 무변론 구조가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재판 없이 끝나도 비용 문제는 남을 수 있다

재판 없이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비용 문제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114조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끝난 경우에도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비용의 액수와 부담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불출석으로 사건이 재판 외 방식으로 끝났더라도, 후속 절차를 통해 비용 문제를 따로 정리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의 비용은 판결 사건과 완전히 같은 구조로 이해하기보다, 재판 외 종결에 따른 별도 결정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무리

원고가 재판에 안 나왔을 때 피고에게 중요한 것은 “같이 안 나갈까”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출석해서 변론을 할지,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을지,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이 신속한 종료인지, 판결에 의한 확정인지를 먼저 선택하는 것입니다. 1심과 항소심의 의미가 다르고, 재판 외 종결이라도 비용 문제는 별도로 정리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의 대응은 생각보다 훨씬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원고만 안 나오면 피고는 무조건 유리한가요?

자동으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피고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결로 갈 수도 있고, 소취하 간주 구조로 갈 수도 있습니다.

피고가 출석만 하면 본안판결로 가나요?

법원이 속행을 선택해야 하고, 그 경우 불출석한 원고의 기존 서면은 진술간주되어 심리가 진행됩니다.

항소심에서는 왜 더 중요하게 봐야 하나요?

항소심에서는 소취하 간주가 아니라 항소취하 간주가 문제 되고, 그 결과 1심 판결의 유지·확정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