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그만두고 싶다면? 직접 소취하와 소취하 간주의 차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퉈볼 만하다고 보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승소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과 합의가 되어 더 이상 재판을 이어갈 필요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원고가 흔히 떠올리는 방식이 직접 소취하와 소취하 간주입니다. 둘 다 “중간에 소송을 끝낸다”는 점은 같아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구조가 꽤 다릅니다.
직접 소취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직접 소취하는 원고가 분명하게 “이 소송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방식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66조에 따르면 원고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소의 전부나 일부를 취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가 이미 본안에 관하여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거나, 변론을 한 뒤에는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즉, 소송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는 원고가 혼자 취하서를 냈다고 해서 언제나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의 명시적 동의서가 꼭 있어야 할까
그렇게만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6조는 취하서가 송달된 날부터 2주 안에 상대방이 이의를 하지 않으면 소취하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따로 “동의합니다”라는 서면을 제출하지 않더라도, 취하서 송달 후 이의를 하지 않으면 직접 소취하로 사건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고가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직접 소취하가 안 된다”는 식의 단정은 다소 과한 표현입니다.
소취하 간주는 왜 다른가
소취하 간주는 직접 소취하와 달리 원고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성립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는 양쪽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모두 변론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때 법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즉, 소취하 간주는 쌍방 불출석 또는 쌍방 무변론을 전제로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원고가 재판에 안 나온다고 해서 바로 소취하 간주가 되는 것은 아니고, 피고가 출석해 변론하면 사건은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원고 혼자 통제할 수 있는 절차는 아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무상으로는 “원고가 더 이상 다투지 않아 사건이 소취하 간주로 끝났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리상으로는 피고의 대응이 중요하게 개입합니다. 피고가 출석해 변론하면 민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본안심리가 계속될 수 있고, 반대로 피고도 변론하지 않으면 제268조의 쌍방 무변론 구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취하 간주를 원고의 단독 종료 수단처럼 설명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소송을 중간에 끝내면 효과는 어떻게 될까
직접 소취하든 소취하 간주든, 일단 취하의 효과가 발생하면 민사소송법 제267조에 따라 그 부분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다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같은 제267조는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다시 제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사건이 1심 초기인지, 이미 판결이 내려진 뒤인지에 따라 중간 종료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항소심은 별도로 봐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 제4항은 상소심에서도 같은 구조를 준용하되, 그 경우에는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소취하 간주가 아니라 상소취하 간주가 문제 되고, 그 결과는 기존 판결의 유지·확정 문제와 직접 연결됩니다. 같은 “중도 종료”처럼 보여도 1심과 항소심은 법적 의미가 같지 않습니다.
소송이 재판 없이 끝나도 정리할 문제는 남는다
소송이 판결 없이 끝났다고 해서 후속 문제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114조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끝난 경우에도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소송비용의 액수와 부담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직접 소취하나 소취하 간주가 되더라도, 그 뒤에 별도의 정리 절차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도 종료를 생각할 때는 “지금 사건을 끝낼 수 있느냐”뿐 아니라, “끝난 뒤 무엇이 남느냐”도 같이 보아야 합니다.
마무리
직접 소취하와 소취하 간주는 모두 소송을 중간에 끝내는 방식이지만, 성립 구조와 절차적 의미는 분명히 다릅니다. 직접 소취하는 원고가 먼저 취하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이고, 소취하 간주는 쌍방 불출석 또는 쌍방 무변론이라는 별도 구조 속에서 법이 사건을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원고가 소송을 접고 싶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이 더 쉬워 보이느냐가 아니라, 지금 사건 단계에서 어떤 방식이 실제로 가능하고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접 소취하가 항상 더 간단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본안 대응이 이미 이루어진 경우에는 피고의 이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취하서 송달 후 2주 내 이의가 없으면 동의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소취하 간주는 원고가 혼자 결정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법문상 쌍방 불출석 또는 쌍방 무변론이 전제되므로 피고의 대응이 영향을 미칩니다.
중간에 끝내면 나중에 다시 소송할 수 있나요?
사건 단계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본안 종국판결 뒤의 취하는 재소금지 문제와 연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