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을 하다 보면 원고가 직접 취하서를 제출해 사건을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취하서를 따로 내지 않았는데도, 법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아 사건을 정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취하 간주입니다. 말 그대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는 뜻이어서, 처음 소송을 겪는 사람에게는 특히 낯설고 헷갈리기 쉬운 개념입니다.
소취하 간주란 무엇인가
소취하 간주는 원고가 명시적으로 “소를 취하합니다”라고 적은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반복된 불출석이나 무변론 상태를 보고 법이 사건을 정리하는 제도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는 양쪽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모두 변론하지 않는 경우를 전제로 이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취하 간주는 단순히 원고 혼자 재판에 빠진 경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 불출석 또는 쌍방 무변론의 절차 구조 속에서 발생합니다.
언제 소취하 간주가 성립할까
처음 한 번 양쪽 당사자가 모두 불출석하거나 모두 변론하지 않으면, 법원은 다시 변론기일을 정해 통지합니다. 그다음 새로 잡힌 기일이나 그 뒤의 기일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1개월 안에 기일지정신청이 없는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 또 기일지정신청이 있었더라도 그 뒤 다시 양쪽 당사자가 모두 불출석하거나 모두 변론하지 않으면, 그때는 곧바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실무상 “쌍불취하”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민사소송법 제268조가 정한 반복 요건과 기간 요건이 충족되어야 성립합니다.
원고만 안 나오면 바로 소취하 간주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원고만 불출석한 경우에는 우선 민사소송법 제148조가 문제 됩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원고 또는 피고 한쪽만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더라도 본안에 관해 변론하지 않은 때에는 그 당사자가 제출한 소장·답변서·준비서면 기재를 진술한 것으로 보고, 출석한 상대방에게 변론을 명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한쪽 당사자가 불출석한 경우, 법원이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면 불출석 당사자의 기존 서면은 반드시 진술간주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원고만 안 나왔다고 해서 사건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법원과 피고의 대응에 따라 본안심리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소취하 간주가 되면 어떤 효과가 생길까
소취하 간주의 효과는 직접 소취하와 같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7조는 취하된 부분에 대해서는 소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판결로 승패가 가려진 것이 아니라, 그 소송이 처음부터 계속되지 않았던 것처럼 처리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미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내려진 뒤 취하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같은 소를 다시 제기하지 못하는 재소금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번 사건이 없어졌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부족하고, 지금 사건이 어떤 단계인지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항소심에서는 같은 말로 이해하면 안 된다
항소심에서는 같은 구조가 그대로 적용되더라도 효과는 다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 제4항은 상소심에서도 같은 규정을 준용하되, 그 경우에는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심에서는 소취하 간주, 항소심에서는 항소취하 간주라는 식으로 구분해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항소심에서는 이 문제가 기존 1심 판결의 유지·확정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마무리
소취하 간주는 당사자들이 반복해서 재판에 나오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을 때, 법이 소송을 더 이상 유지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정리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생각보다 요건이 엄격하고, 1심인지 항소심인지, 본안판결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 나가면 끝난다” 정도로 단순하게 이해하기보다, 쌍방 불출석·무변론 구조와 그 효과를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소취하 간주는 원고가 마음먹으면 바로 만들 수 있나요?
아닙니다. 법문상 쌍방 불출석 또는 쌍방 무변론이 전제되므로, 원고 혼자 결정해서 바로 성립시키는 구조는 아닙니다.
한 번 재판에 빠지면 바로 소취하 간주가 되나요?
아닙니다. 제268조가 정한 반복 요건과 기일지정신청 관련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항소심도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되나요?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소취하 간주가 아니라 상소취하 간주로 이해해야 합니다.